말씀이 임하시면 내 마음을 내세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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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 토요일, 아내가 퇴근한 후 우리는 내비게이션에도 찍히지 않는 길을 찾고 찾아서 가기 시작했다.

한 시간이 지나고, 산을 몇 개를 넘어도 교회는 보이지 않았다. 가로등도 하나 없이 깜깜하고 차가 한 대 겨우 지나갈만한 산길에다가 길 옆에 눈이 녹지 않은 채 그대로 있는 산을 넘고 넘어 가보니 아주 오래된 옛날 집에 십자가 불빛이 보였다.

깜깜한 마당에 몇 년이나 됐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나무 대문을 ‘끼익’ 하고 열며 나오시는 이 목사님을 보고서야 아차 싶었다.

‘세상에, 이런 곳에 교회가….’

이 이상 놀랄 일은 없을 듯하였으나 놀랍게도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한 시간여를 머무는 동안 이 목사님은 그동안 해오신 사역을 설명하고 앞으로 우리가 들어와서 어떻게 사역해야 할지 말씀해주셨지만, 우리는 충격이 너무 커서 무슨 말을 들었는지 잘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는 내내 무거운 침묵만 흘렀다.

아내도 나도 서로 한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 나 또한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 했기에 “여보, 어때?” 이런 말도 물어볼 수가 없었다.

‘사나 죽으나 주를 위해 사는 거야.

그런 환경들은 다 비본질적이야….’ 속으로 나 자신에게 아무리 되뇌고 되뇌어도 그 충격은 변하지도, 가 시지도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아내는 밤새 뒤척이며 울고 있었다. 그런 아내가 걱정 되는 한편, 너무도 미안했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 10년간 버티고 버텼는데 부임할 곳이 덕천리라니.

충격을 받은 아내는 약국에 전화해서 아파서 출근을 못 한다고 말하고 는 며칠을 앓아누웠다. 3,4일이 되도록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죽을 끓여다 바쳐도 입에도 안 대고,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무슨 말이라도 좋으니 아내의 솔직한 속마음을 듣고 싶었지만, 지금은 하나님께 맡기고 조용히 기도하며 그저 묵묵히 기다려주는 것이 최선인 것 같았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아내가 일어나서 쌓여 있는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의 말을 하는 것 아닌가?

“여보, 나 약국 그만둘까?”

순간, 나는 심장이 멎는 듯했다.

그동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얼마나 힘들게 일했는지 잘 알기에, 그만둔다는 말은 이제 지쳐서 다 내려놓고 싶다는 말로 들렸다.

순간 눈물이 났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지난 힘들고 어렵던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언제나 밝고, 순하고, 착하고, 힘들 때 도 늘 웃던 아내의 그 물음은 더욱 애처롭게 느껴졌다.

“많이 힘들지? 미안해.”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아니, 그게 아니고 덕천교회에 가서 사역하려면 거기에 올인해야 되는 것 아니야?”

나는 울다 말고 아내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아내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도 이제 일 그만하고 사모로 사역해야지.”

할렐루야! 하나님이 만져주셨다!!

“어떻게 그런 마음을 먹게 되었어? 당신 며칠을 끙끙 앓더니 무슨 일 이 있었던 거야?”

아내는 너무도 두렵고 힘겨운 환경을 보고는 너무 놀라서 힘이 쫙 빠졌다고 했다. 일어날 기운조차 없을 만큼 힘들었지만, 하나님이 말씀으로 위로를 해주셨는데 요한일서 3장 18절 말씀을 주셨다고 한다.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

“이 말씀을 받고 일어설 힘이 생겼어. 그동안 내가 주님을 사랑한다고 했지만, 정작 이런 사역의 어려움에서 주저앉으면 주님을 사랑하는 게 아니잖아. 말과 혀로만 사랑하는 거지. 주님 사랑하는 거, 진실하게 행함으로 사랑하자. 그래서 이왕 사역할 거면 다 그만두고 하나님께 나아가려고.”

그때 나는 내 아내지만 참 대단하고, 참 강한 여인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말씀을 받고 그렇게 말할 때는 심지어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하나님께서 나를 그곳에 복음의 사역자로 세우실 때는 이 정도 되는 아내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구나…!’

그렇게 고맙고 존경스러운 한편, 그동안 참 많은 고민을 한 아내이기에 또 다른 고민이 불 보듯 뻔한 현실 앞에서 여전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너무 고마워… 미안해…”라고밖에는.

  • 부름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 최기수

† 말씀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하나니 지으신 것이 하나도 그 앞에 나타나지 않음이 없고 우리의 결산을 받으실 이의 눈 앞에 만물이 벌거벗은 것 같이 드러나느니라

  • 히브리서 4장 12-13절

요한일서 3:18 KRV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오직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

† 기도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항상 주의 공의와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자녀가 되길 바랍니다.

하나님의 선한 양심을 내게 주시옵소서.

항상 내 행동과 행실을 조심할 수 있도록 주님께서 지켜봐주시고

하나님의 선한 양심을 가질 수 있도록 청결한 마음과 선한 양심과 거짓이 없는 믿음을 주시옵소서.

그릇된 것을 바로 잡아 이야기 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시옵소서.

죄책감에 매이지 않도록 하시옵소서. 순전한 믿음을 주시옵소서. 빛 가운데 행하도록 하시옵소서.

선한 싸움을 싸우며 믿음과 착한 양심을 지키도록 하시옵소서.

오직 행동과 진실함으로 거짓과 투쟁하게 해주시고 새치 혀가 실족하지 않도록 항상 주님의 말씀에 의존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주님의 총명한 명철을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적용과 결단

주님, 진짜 사랑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하는 거라고 알고 있으면서도 저희는 조금만 어려우면 얼마나 하나님을 원망하고 삐지고 돌아 서는지요. 말로만 주님을 사랑한다고 하지 않고, 진실하게 행함으로 주님을 사랑하며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오늘 제 앞에 펼쳐진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 하더라도 원망하지 않고 주신 말씀을 붙들고 진실함으로 행하며 살아가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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