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6년간 많은 설교를 했는데, 어찌 보면 참 쓸데없는 설교를 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말씀은 딱 하나로 귀결되는데,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그분이 기뻐하시는 게 뭔지를 분별한다면 다른 말은 필요 없을 텐데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근래 이 말을 참 많이 합니다.

결국 우리 신앙의 귀결점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라고요. 당신은 하나님의 마음, 그분이 기뻐하시는 게 뭔지를 생각하며 살아가나요?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이 정말 내 인생의 복이라고 믿나요?

진정으로 그렇게 믿는다면 그 뜻을 묻는 기도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 앞에, 하나님 뜻대로 이루어달라고 기도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이번에는 ‘하나님의 뜻을 꺾는 기도’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아니, 여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기도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하고는 갑자기 ‘하나님의 뜻을 꺾는 기도’라니요? 말이 안 되는 것 같지요.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게 맞는데, 하나님의 뜻을 꺾어도 유일하게 그분이 기뻐하실 때가 있습니다. 나 자신과 내 욕망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를 위해 기도할 때입니다. 이런 기도를 ‘중보기도’라고 합니다. 모든 중보기도가 하나님의 뜻을 꺾는 기도라는 말이 아닙니다. 단지, 하나님의 자녀를 위해 기도할 때 하나님의 뜻을 꺾는 기도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자녀를 키우면서 “너, 이걸 잘 지켜야 해. 이걸 안 하면 아빠한테 혼나는 거야”라고 했는데 자녀가 그것을 어기고 잘못을 저지르면 부모는 매를 들고 징계하는 게 마땅하지요. 그러나 그때 신나서 벌을 주는 부모는 없을 겁니다. 그것이 약속이고 공의고 아이를 잘되게 하는 심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혼낼 뿐, 매를 든 부모의 마음은 무척 아픕니다.

만일 그때 옆에서 누가 “역시 그 아빠는 참 공의로워. 잘하는 거야”라며 손뼉을 친다면 그 아버지의 마음이 기쁠까요? 오히려 누군가가 말려주기를 원할 겁니다. “좀 참으세요. 자녀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실 수 없나요?” 이렇게 말려주면 못 이기는 척하고 매를 내려놓을 텐데 말입니다.

마지못해 내 뜻을 꺾을 수 있도록 누군가 말려줬으면 하는 게 아버지의 마음이지요. 하나님의 마음도 사실은 그분의 마음을 돌이키는 게 아닐까요? 자식을 둔 부모라면 이해가 될 겁니다. 중보기도는 바로 이런 아버지 마음을 이해하는 기도입니다.

혹시 내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하나님께 범죄하여 심판을 받을 만하다면, 그때 내가 해야 할 기도가 바로 중보기도입니다. 자녀가 분명히 잘못된 길로 가기에 하나님의 공의와 심판이 임해야 하는 순간이지만 그 심판을 유보하시도록 하나님의 또 다른 본성인 자비와 사랑에 기대어 드리는 기도입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의 공의와 심판을 용서와 자비로 바꿀 수 있는 기도이며 하나님의 마음을 따라 하는 기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름답습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를 드러내게 하는 기도니까요.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 그리고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만이 ‘공의’를 넘어선 자비와 용서의 기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누군가를 중보하며 자비하심을 구할 때, 그분은 기도를 듣고 뜻을 돌이키는 분이심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중보기도에 힘과 능력이 있는 것입니다.

중보기도가 하나님의 마음을 따라 교회가 감당하는 사명 중 하나이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데 꼭 필요하다면, 우리가 그 사역에 동참해야 할 이유가 분명해지지 않을까요?

중보(intercession)는 ‘이것과 저것 사이’를 뜻하는 ‘inter’와 ‘나아가다’를 뜻하는 ‘cession’이 합쳐진 단어로, 즉 이쪽저쪽의 가운데서 서로를 연결해주는 행위를 말합니다. 그러므로 중보기도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자격을 갖춘 사람이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를 얻고자 하나님께 나아가 간구하는 행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 하나님의 도우심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우리가 하나님께 간구하는 것, 내 가족부터 이웃과 사회, 민족 전체와 전 세계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모든 게 중보기도입니다. 즉 다른 사람을 위해 성령의 능력을 의지하여 드리는 기도지요.

‘기도의 사람’ E. M. 바운즈는 “하나님에 관해 사람에게 말하는 것은 위대한 일입니다. 그러나 사람에 관해 하나님께 말하는 것은 훨씬 더 위대한 일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나 자신을 위한 간구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고 기도하는 일이기에 위대합니다.

† 말씀

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 - 딤전 2:1

† 기도

주님, 저를 주의 자녀 삼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위해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기도하게 하신 은혜를 기억합니다. 그들을 위해 하나님의 마음을 따라 기도하게 하시고, 아버지 앞에 자비하심을 구할 때 응답해주시고, 은혜를 베풀어주옵소서.

† 적용과 결단

오늘 일상을 시작하기 전에 주님의 뜻을 묻고 구하는 기도를 먼저 드리기 원하며 혹시라도 그 뜻을 이해할 수 없을지라도 나의 뜻은 내어두고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지도록 순종함으로 나아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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